마메도브 라힘 현대코퍼레이션 에너지상용부품본부 SW
현대코퍼레이션 유일 외국인 직원
언어 유사점 많아 한국어과 진학
일해보니 문화도 비슷한 점 많아
작년 고향과 프로젝트 성사 뿌듯
연속성 있는 사업 계속 발굴할 것
마메도브 라힘 현대코퍼레이션 에너지상용부품본부 SW . 현대코퍼레이션 제공
“나도 외국인이지만, 이렇게 많은 외국인이 쉼 없이 면담하는 걸 보고 놀랐다. 현대코퍼레이션 부스를 찾는 사람들의 발걸음은 행사 종료까지 이어졌다.”
20일 현대코퍼레이션 에너지상용부품본부 스마트모빌리티 소속 ‘마메도브 라힘’ SW(사원급·사진)은 “하루 종일 상담을 했지만 얼굴도 못 보고 돌아간 사람도 많았다. 한국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이 얼마나 늘었는지 실감이 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5월 열린 국내 최대 규모 글로벌 취업박람회 ‘글로벌 탤런트 페어’에서 현대코퍼레이션을 대표해 외국인 상담을 진행했다. 현대코퍼레이션이 해당 박람회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있는 기업의 중요한 행사에 라힘 SW가 대표 자격으로 참석한 것이다.
라힘 SW와 현대코퍼레이션의 인연은 202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라힘 SW는 “프리랜서 시절 우연히 현대코퍼레이션과 고향 투르크메니스탄 관련 프로젝트를 함께했다”며 “그때부터 자연스럽게 회사에 관심이 생겼다”고 전했다. 이후 그를 눈여겨본 현대코퍼레이션이 정식 입사를 제안했고, 2023년부터 회사에 정규직으로 다니기 시작했다.
그는 현재 현대코퍼레이션 본사 소속 유일한 외국인이다. 하지만 소통은 걱정 없다. 그는 대학교 학부 시절부터 한국어를 공부한 ‘친한파’ 외국인이기 때문이다. 라힘 SW는 “고등학교 졸업 후 언어·문법적으로 비슷한 점이 많은 한국어에 끌렸다”며 “2012년 투르크메니스탄 내 ‘아지디 세계 언어 대학교’에 진학해 본격적으로 언어를 공부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아지디 세계 언어 대학교는 투르크메니스탄 내 유일하게 한국어학과를 개설한 대학으로, 한국외대와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후 2017년에는 정부 초청 국비 장학생으로 선발돼 2023년까지 한국어 공부에 매진했다. 1995년생, 만 30세인 그의 인생 절반에 한국이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논문도 제출했다. 주제는 ‘한국어와 투르크메니스탄어의 비교 분석’이다.
외국인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한국 조직문화는 “오히려 좋다”고 표현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의 조직문화를 ‘딱딱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오히려 그게 신뢰감으로 다가왔다”며 “투르크메니스탄에서도 직장에서 유니폼을 입는 문화가 있고, 대학생들도 교복을 입어서 오히려 한국 문화에 금방 적응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가 꼽은 현대코퍼레이션의 가장 큰 매력은 ‘연속성’이다. 라힘 SW는 “종합상사는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닌, 연속성 있는 사업을 계속 발굴해야 하는 곳이라는 데서 흥미를 느꼈다”며 “특히 두 나라 사업을 이어주는 중간 연결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 성과도 있다. 그는 지난해 투르크메니스탄과의 사업 프로젝트 하나를 성사시켰다.
라힘 SW의 향후 목표는 빠른 성장이다. 그는 “현대코퍼레이션은 ‘준비된 100년 기업’을 모토로 하고 있다”며 “그 철학에 맞게, 보다 연속성 있는 사업을 계속 발굴하고 만들어보고 싶다.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그런 데 기여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전했다.
2025년 7월 20일 파이낸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