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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에서 ‘상사’ 뗀 현대코퍼레이션, 해외 車부품 시장 진출

AUG 23, 2021

▲공사 중인 HAS법인 도장 공장 전경

 

현대코퍼레이션(옛 현대종합상사)이 해외 자동차 부품 시장 개척에 나선다. 러시아에 차량용 플라스틱 생산 공장을 세우고 유럽 등 해외 완성차 업체에 관련 부품을 납품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코퍼레이션은 현대자동차 1차 협력사인 신기인터모빌 인수를 추진 중인 만큼, 이번 해외 공장 신설을 통해 국내외 차량용 부품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강화할 전망이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코퍼레이션은 올해 초 러시아 최서단 칼리닌그라드에 ‘HY AUTO SOLUTION (에이치와이 오토 솔루션)’이란 이름의 해외 법인을 세우고 현지에 자동차 부품용 플라스틱 사출 및 도장 공장을 짓고 있다. 이 법인은 영산글로넷이란 자동차 부품 전문 기업과의 합작법인이다. HY AUTO SOLUTION에서 ‘H’는 현대코퍼레이션, ‘Y’는 영산글로넷을 뜻한다. 각사가 지분 50%씩 지분을 출자해 설립했다. 현대코퍼레이션이 출자한 금액은 1100만달러(약 13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코퍼레이션 관계자는 “러시아 자동차 부품 시장과 인근 동유럽 부품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라며 “올해 말 공장을 완공해 내년 초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코퍼레이션이 해외 차량 부품 시장에 진출한 것은 올해 초 선언한 신사업 진출 확대 전략의 일환이다. 현대코퍼레이션은 올해 3월 정관 변경을 통해 사업 목적에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제조와 판매업 ▲전기차 부품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추가했다. 올해 5월에는 현대차와 기아(000270)에 고기능 경량화 플라스틱 제품을 납품하는 신기인터모빌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현재 정밀 실사를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신기인터모빌 인수합병(M&A)과 해외 공장 신설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뿐 아니라 러시아 현지에 공장을 지닌 해외 완성차 업체에도 차량용 부품을 납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칼리닌그라드에는 현대차, 기아 등 국내 완성차 업체뿐 아니라 BMW, 중국 제일자동차그룹(FAW) 등 해외 업체의 공장이 들어서 있다. 러시아는 최근 차량 부품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어 완성차 업체들의 부품 현지 조달 수요도 늘어나는 추세다.

현대코퍼레이션이 주목하고 있는 차량용 플라스틱 시장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전 세계가 환경 및 연비 규제를 강화하면서 완성차 업체들은 차체 무게를 줄이기 위해 플라스틱 비중을 높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차량용 플라스틱 글로벌 시장 규모는 211억달러(약 25조원)로 추정된다. 오는 2026년에는 308억달러 규모로 성장해 연평균 7.9%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현대코퍼레이션의 이번 신사업 진출은 정몽혁 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했다. 정 회장은 트레이딩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종합사업회사’로의 탈바꿈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3월 창립 45년 만에 현대종합상사에서 ‘상사’를 떼고 지금의 사명으로 이름을 바꾼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정 회장은 당시 주총에서 “새로운 시장과 새로운 사업 기회를 계속해서 발굴해 착실히 성장하고 발전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2021년 8월 23일 조선비즈